"아치의 노래, 정태춘"

2024. 5. 1. 22:49영화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했다. 문화생활도 하고.
뉴스타파 후원 회원을 초청하는 영화상영회에 다녀왔다.
“아치의 노래, 정태춘”
사실 정태춘이란 인물에 대해 포크 가수라고만 알고 있었지, 그의 노래도 몰랐고, 좋아하지도 않았다. 나의 세대에 인기있는 사람도 아니었고.
영화는 아티스트 한 명의 노래를 지속적으로 들려주어 그의 콘서트를 보는 느낌이었고, 그가 걸어 온 삶을 본인의 얘기와 주변 지인의 얘기, 팬들의 얘기로 조명하는 전형적인 다큐멘터리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음반 사전 검열에 문제 의식을 느끼고, 검열 받지 않은 채 음반을 발매하고, 위헌소송을 통해 검열제도를 폐지시킨 장본인이라는 사실이다.
영화에서도 언급되지만, 어쩌면 지금의 케이팝은 이 분때문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영화가 끝난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있어서 고영재 감독으로부터 영화관련 에피소드들을 들었다.
감독님은 사실 조동진씨 음악을 좋아했었으나 시장의 논리가 아닌 자기 삶에서 느낀 것을 일관되게 노래로 표현하는 진정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계속 음악을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운동권도 아니면서 각종 시위현장에서 약자들을 응원하며 노래를 불렀던 것은 우리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 바탕이었고, 그의 노래말 속에 사회에 대한 그의 시선이 신랄하게 드러난다.
감독님은 또 한명의 포크가수인 김민기를 예로 들어 김민기는 젊은 시절에 갖을 수 있었던 감성으로 그 시대에만 저항의 노래를 불렀다면 정태춘은 노인이 된 지금까지 일관되게 저항하고 음악을 창작했다는 측면에서 진정한 예술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노무현이란 사람이 오버랩되었다. 처음부터 인권변호사의 길을 가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약자들을 만나게 되면서 세상을 바꾸고자 꿈을 꾸게 되었고, 국가권력에도 맞서게 된 노무현의 삶과 결이 비슷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인상도 비슷한 것 같고, 시골 출신에 고졸인 점도 똑같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삶들이 존재한다. 오늘은 영화라는 예술을 통해 정말 멋진 한 예술가의 삶을 만날 수 있어서 잠자고 있던 감정들이 깨어난 시간이었다.
우리에게 예술이 필요한 이유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2022.09.08 작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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