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하면?

2017. 9. 6. 11:01일상

그렇게 기쁜날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네 누님이 건국절이라고 외쳐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전 10시에 기념식 생중계하고, 국기 게양하고, 8월에 하루 휴일이 있어 좋다는 정도? 물론 어릴 때는 방학 중이라 휴일 기분도 안 났었다. 차라리 미국처럼 독립기념일이라고 이름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 광복절은 뭔지 모르게 엄숙하고, 무겁다. 미국 보스턴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가 미국 독립기념일 즈음이었다. 미국에서 독립기념일은 중요한 공휴일이면서 축제일이다. 갖가지 공연들이 벌어지고 전국 각지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나도 MIT가 있는 찰스강변에서 한시간 넘게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를 넋놓고 바라봤던 추억이 있다. 미국인에게 독립기념일은 그렇게나 기쁜날이다. 하지만, 일제치하에서 숨죽이고 살았던 우리가 해방되었던 만큼 기뻤을까? 창씨개명, 강제징용, 일본군 성노예 등 우리가 겪었던 고통만큼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광복절은 그렇게 큰 기쁨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광복절을 하나의 축제일로 발전시키지 못한 이유는 친일세력이 우리 사회의 기득권 세력으로 자리잡은 우리의 슬픈 역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아니면 광복이 되어서도 친일 역사를 청산하지 못해 독립운동으로 목숨을 바친 조상들을 뵐 면목이 없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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