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주말

2007. 8. 19. 01:26일상

힘든 하루였다. 모처럼 토요일 회사에 가지 않았다. 할일이 없어서가 아니다. 개인적인 용무도 많았고, 무엇보다 쉬고 싶었다. 내 몸 여기저기서 제발 쉬자고 얘기하는 거 같았다. 그런데, 오늘 제대로 널부러지려 했으나, 간단히 생각했던 일들이 꼬이고 말았다. 일단 자전거 타이어 바람넣기. 탄 지 얼마나 됐다고 바람이 빠져버렸다. 중간중간 바람을 넣어줘야 하는데, 너무 쉬었나? 간단히 바람을 넣고 자전거를 타고 노트북 AS를 받으러 가려던 참에 다시 타이어에 바람이 빠졌다. 뭔가 문제가 있는 듯 보였다. 초짜가 뭘 알리요... AS 예약한 시간을 놓치고 바람 빠진 자전거를 질질 끌고 가까운 자전거포를 찾았다. 오늘따라 왜이리 더운지... 맨날 회사 사무실에서 찬바람 쐬다가 나가돌아다니니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자전거포 아저씨 왈, 타이어를 교체해야한단다. 된장! 우짜겠나, 20000원 주고 타이어를 갈았다. 다음 목표인 노트북 AS를 위해 서비스센터를 향해 열심히 내달렸다. 동유럽여행 때 찍은 비싼 사진들을 담고 있던 노트북이 맛이 갔다. 가상시디 인식프로그램을 깔다가 갑자기 블루스크린이 떠버린 것이다. 백업을 다 못해서 이틀치의 사진을 날릴 판이었다. 그런데, AS기사 왈, 시스템 파일이 충돌나서 시스템을 초기출시 상태로 복원을 해야한단다. 그래서, 하필이면 C에 있는 사진데이터는 안타깝게도 복구불능이라는 것이다. 이런이런,,, 울고 싶었다. 어이없게도 난 아무런 소득없이 노트북을 들고 그냥 집으로 왔다. 뭔가 방법이 있을텐데... 이렇게 저렇게 부팅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블루스크린이 반복적으로 떴다 사라질 뿐이었다. 이놈의 비스타... 그러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XP를 D에 깔아 부팅한 후 C를 뒤져 사진파일을 건져내는 것이었다. XP를 깔고 부팅된 상태에서 C를 들어가니 다행히도 잘 인식했다. 나의 소중한 사진들을 모두 살려낼 수 있었다. 오후 내내 컴퓨터와 씨름했지만, 성과가 있어 흐뭇했다. 황금같은 토요일, 바빴지만 기분은 좋다. 이제 뽀샵만 남았다. 아래는 부다페스트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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