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프로젝트 (2018)

2024. 6. 19. 23:54영화

포스터를 보니 "행복해질 준비됐나요?"라고 씌어 있다.

영화를 보고 나니 그 말이 너무 어처구니없게 느껴진다.

여기 주인공인 엄마와 딸, 핼리와 무니는 아동국에 의해 서로 격리되게 되고, 앞으로도 행복해질 가능성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영화 엔딩 장면이 인상적이라고 했지만, 이 영화의 배경을 이해하기 전에는 인상적이라 느끼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영화는 내내 엄마와 함께 모텔에 살고 있는 무니와 그 친구들의 노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결손가정이라 엄마, 아빠는 일하러 가고, 모텔에 남은 아이들은 학교도 가지 않은 채 하루종일 동네를 돌아다니며 논다.

동네에는 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도 없다. 빈 집이나 들판, 주변 가게들이 놀이터다.

영화를 보면서 인식하지 못했지만, 이 영화가 주는 아이러니는 이토록 불행한 아이들이 살고 있는 모텔 바로 코 앞에는 아이들의 천국인 디즈니랜드가 있다는 것이다.

영화 엔딩 장면에서 무니가 가장 친한 친구 랜시를 찾아가 울음을 터뜨리며, 더 이상 너를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하니까 랜시는 무니의 손을 잡고 빨리 걸어간다. 그들이 간 곳은 디즈니랜드의 매직킹덤. (무니가 사는 모텔 이름이 매직캐슬임) 

디즈니랜드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었던 것이다.

무니를 사랑하는 싱글맘 핼리는 정부의 보조금도 끊기고, 일도 구하기 어려워 앵벌이를 하다가 결국에는 매춘을 시작하게 된다. 

미국의 빈곤층의 현실을 아주 사실적으로 그렸다고는 하나, 무니와 친구들은 너무나 해맑고 즐거워 보인다. 

오히려 그 점이 나에겐 덜 사실적인 것처럼 느껴졌다. 

가난하고, 배고프며 힘든 삶인데도 아이들에게서 그런 그늘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더구나, 같은 처지이지만, 무니 친구의 엄마는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모텔비를 버는데도 불구하고, 무니의 엄마, 핼리는 어떤 일자리도 구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납득하기 쉽지 않았다.

다만, 좋았던 것은 아이들의 해맑은 연기와 아주 힘든 상황에서도 딸 무니에게만큼은 힘든 모습을 보이지 않고, 사랑으로 대하는 엄마 핼리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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