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폐지론에 대한 반박의 반박

2017. 9. 6. 12:24일상

서울대 출신이 아닌 사람이 얘기하니까 일견 설득력이 더해질 수 있다. 그러나, 서울대 폐지론이라는 문자 그대로의 의미만을 가지고, 서울대에 대한 증오심의 발로이니 대중을 편가르는 패권정치니 운운하는 것은 이런 논의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저의가 숨어 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문제는 서울대학교가 아닌, 대학입시의 폐해와 대학의 서열화라고 주장하였으나, 대학의 서열화의 핵심이 서울대라면 해법을 서울대에서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좋든 싫든 서울대는 한국의 가장 역사적인 대학으로 인재의 산실이기 때문에 존치해야 한다는 이유도 설득력이 약하다. 전국 고교생을 나래비 세워 상위권 학생을 쓸어 담는데, 인재의 산실이 안 될 수가 있는가? 오히려 그런 인재를 모아 놓고 노벨상 수상자 하나 배출 못 한 것만 봐도 서울대 존치론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100년도 안 된 서울대가 역사적이라니... 물론 대학 서열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대학 졸업생과 고교 졸업생의 임금 격차 해소, 지역 간 불균형 해소, 입사 시 학력 반영 철폐와 같은 여러가지 사안과 함께 추진되어야 하지만, 서울대를 없애고 국공립대를 통폐합하는 것도 충분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본다. 거기에 더해 국공립대학의 등록금을 낮추거나 없애면 사립대가 위기 의식을 느껴 동참할 수도 있고, 연고대보다 국공립대 지방 캠퍼스를 선호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특히나 서울대 폐지 및 국공립대 통폐합으로 인해 대학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한번 해 보자. 오히려 대학입시에 매달리기 보다 대학가서 열심히 하게 되는 풍토가 되어 더 높은 수준의 학문적 성과를 낼 지 모르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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