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박종훈

2017. 9. 6. 12:29일상

저자가 KBS 경제 전문기자이고, 한국 경제에 대한 분석이 날카롭고 귀기울일 만하다는 평가를 어디에선가 들은 기억이 있어 경제관련 서적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시도해 봤다. 경제라는 학문이 상당히 가정적이고, 실제로 잘 들어맞지 않을 뿐더러 내 삶에 크게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이기도 하거니와, 엇갈린 주장들이 난무하고, 어떤 의견이 맞는 것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내가 궁금했던 의문들에 대해 실제 다른 국가의 사례와 통계를 근거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줬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궁금증이다.

수출만이 살 길인가?

건설투자와 부동산 활성화가 경기 부양책의 최선인가?

재벌 우선주의가 왜 치명적인가?

임금을 낮춰야 이윤은 높아지는가?

부동산 불패 신화는 계속되는가?

오너의 자녀가 기업을 물려받아야만 경제가 좋아지는가?

부자 증세하면 정말 경제가 무너질까?

한국 부자는 정말 세금을 많이 낼까?

세습형 경제는 왜 위험한가?

최저임금 인상에도 일자리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낙수효과는 왜 허구인가?

그리스가 무너진 건 복지 때문인가?

경제가 불황이어도 복지 지출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임금없는 성장은 어떻게 경제를 파괴하는가?

인구 고령화는 어찌하여 침묵의 살인자인가?

청년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에 대한 해답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수출에만 매달렸던 멕시코의 비극: 수출 주도로 인한 임금 억제, 내수 위축
사회간접자본이 이미 갖추어진 일본의 건설 경기 부양책은 마취제일 뿐: 교육투자가 오히려 효과적
1등을 놓치지 않아도 한번에 훅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닌텐도, 노키아에만 의존했던 핀란드, 손쉬운 사업에만 몰두하는 한국의 재벌 2, 3세
헨리포드가 임금을 올리면서도 근무시간을 줄인 이유는 근로자가 소비의 주체이기 때문
부동산 부양책은 폰지 사기극: 수요가 사라진 부동산에 미래는 없다
기업 상속 공제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독일
미국에서 부유층 세율이 가장 높았던 1940년대에서 60년대 중반까지 미국 경제는 경이로운 호황을 누렸다
소득 상위 1%가 내는 세금의 비중이 낮음에도 소득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호도하는 기사들
세습화된 교수 임용 관행이 지속되었던 이탈리아
근로자의 소득 증가가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증대로 이어짐, 한국에서는 일자리 증대로 자영업자가 임금 근로자로 흡수되고, 상대적으로 자영업자의 과당 경쟁이 해소되어 수익성이 개선됨
부자는 돈을 쓰지 않고, 다만 쌓아둘 뿐임
그리스인들은 결코 나태해서 망한 것이 아니라 부패 때문에 망한 것임
단돈 12만원의 실업급여로 영국은 30조원의 해리포터를 가질 수 있었음
분배 구조를 바꿔 파이를 키운 칭기스칸의 지혜
무적 스파르타를 패망으로 이끈 인구 소멸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을 높이라고 독일이 시위한 까닭은 일자리 보호를 위해서임


저자는 2015년 당면한 한국 경제의 문제점은 인구 고령화이고, 그에 대한 해법으로 복지 확대 및 청년에 대한 투자를 들고 있다. 여전히 복지를 단순히 포퓰리즘의 일환이라고 보는 의구심과 인구 고령화 및 저출산에 대한 문제의식에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에게 인식 전환을 할 수 있는 좋은 교재가 될 것이다. 물론 저자의 견해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지는 사람도 많겠으나, 저자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나로서는 현재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아 반가웠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9.29.SAT  (0) 2018.09.29
우리는 왜 일하는가 - 배리 슈워츠  (0) 2018.04.24
"바람이 분다" 이소라  (0) 2017.09.06
"대2병, 학교를 묻다"를 보고  (0) 2017.09.06
노무현의 죽음과 진보언론  (0) 2017.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