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죽음과 진보언론

2017. 9. 6. 12:28일상

조기숙 이대 교수가 얘기하는 진보언론의 문제점과 노무현의 죽음에 대한 분석은 상당히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결론적으로 엠비정권, 검찰, 조중동은 물론 소위 진보언론이라고 하는 한겨레, 경향마저 노무현을 왕따시키는 잔인한 행위에 동참함으로써 노무현을 압박했고, 진보세력을 구하고자 노무현은 자신을 희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왕따문제를 잔잔하게 그렸던 "우아한 거짓말"이란 영화가 있다. 거기에서 보면 왕따가 발생하는 원인은 왕따의 반대편에 서서 동조하는 자와 이를 방관하는 자가 있어 왕따를 고립시키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도 왕따인 주인공은 끝내 목숨을 끊고 만다. 만약 일부 방관자만이라도 왕따를 옹호하고 보호한다면 왕따문제는 해결된다.

조기숙 교수는 우리나라의 뿌리깊은 권위주의, 집단주의 문화를 배경으로 꼽는다. 개인주의 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권위주의, 집단주의의 특징은 강한 자에 약하고, 약한 자에 강한 태도를 갖는다. 다수의 편에 속하려고 하고, 그럼으로써 소수나 약자를 배척한다. 조직이나 단체에서 튀는 태도나 행동을 경멸한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서 자연스레 집단주의적인 문화를 체득하게 되었다. 그리고, 군대나 회사에 들어가서 이러한 의식과 태도는 고착화된다.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더라도 내 속에서 그런 모습을 발견할 때가 상당히 많다. 대다수가 좋다고 하면 설령 나는 싫다고 해도 그런 의사를 내비치지 않는다. 식사를 주문할 때도 나 혼자 특이한 것을 주문하지는 않을까 다른 사람이 시키는 것에 신경쓰게 된다. 어느 대학, 어느 회사, 어느 모임에 속하지 않으면 왠지 불안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학연이든 지연이든 종교든어떤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그렇게 헤쳐 모이나보다.

홀로서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도 발전할 것이다. 그런 삶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내 자신이 주체적으로 행동할 때 다른 사람도 주체적인 인간으로 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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